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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취재] 피겨 한국의 뿌리…57년 전국대회 사진 공개

김연아 선수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한국 피겨스케이팅 100년사의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도 짧지 않은 연륜인 셈이다. 한국에 스케이트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것은 1890년대 중반~1900년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피겨스케이팅은 1920년대 중반 클럽들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 소개됐다. 그리고 1945년 해방과 함께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첫 피겨대회가 열린 것은 1948년. 1950년대에는 페어 종목 시범 경기를 준비하던 남녀 선수가 풍기문란으로 연행되는 촌극도 벌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한강이나 창경원 덕수궁 등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곳에는 구름 관중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 무렵인 1957년 1월 한강에서 열렸던 '제 3회 피겨스케이팅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의 소장자는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에 거주하는 한인 보이스카웃의 대부 김진해(73.사진)씨. 김씨는 해군 군악대에 복무했던 인연으로 당시 대회 장면을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엔 피겨스케이팅의 배경 음악을 해군군악대가 경기장에서 직접 연주했다고 한다. "당시 스케이트라는 것을 타 본적은 물론이고 본 적도 없었다"는 김씨는 "군악대가 연주를 해야 한다기에 갖고 있던 사진기를 주머니에 넣고 갔다"고 회고했다. 부산 출신인 김씨는 사진관을 운영하던 친구 아버지로부터 코니카 카메라를 한대 얻어 갖고 있던 터였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피겨스케이트는 가마니로 만든 벽과 햇볕에 얼음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해 천막으로 지붕을 만든 간이 스케이트장에서 열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무슨 연주인가? 실력도 형편 없었지. 하지만 당시에는 피겨 스케이트가 4분의 3박자 왈츠 음악에 맞춰 연기했기 때문에 4분의 3박자 음악만 연주하면 됐던 걸로 기억해." 특히 그날 행사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도 방문해 경기를 관람했다고 한다. 당시 사진들을 보면 당시에도 남녀가 함께하는 페어 스케이팅이 있었으며 남자부와 여자부도 따로 있었다. 한편 김씨는 한인 보이스카웃 278대 대장을 맡는 등 37년째 보이스카웃 리더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애틀랜타 제일은행 김동욱 행장의 부친이다. 김씨는 자녀들에게 옛날 사진을 나눠주기 위해 사진을 정리하다 이 사진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20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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